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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이너,컬렉션의 종말

posted Mar 12, 2014

The Apocalypse of The Collection

컬렉션의 종말

 

BY DHASEUL KIM (VIZU CREATIVE PARTNERS INC.)

 

 

 

ⓒLouis Vuitton , Marc Jacobs

 

 

 

*이글은 "artCHIVE" 기고문입니다.  

 

작년 가을,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컬렉션의 종말을 경험했다. 스트리트 패션 사진의 강세로 사토리얼리스트류의 스트리트 패션 사진가들의 활동의 득세를 지켜봐야만 했고,  거기서 파생된 수많은 블로거들은 점점 더 똑같은 사진과 컨텐츠를 자기끼리 멋지다고 칭찬해주며 온라인에 상주하던 ‘워너비 패션스타들’의 마음을 더욱 어지럽히기 시작했으며, 그들은 결국 거의 모든 패션하우스의 컬렉션, 그것도 프론트로우를 점령했다.  그뿐인가. 토미톤 같은 경우는 영향력이 강하디 강한 패션지 보그VOGUE 와도 작업중이지 않은가.  그중에도 물론 실력이 있는 사진가들과 블로거들은 현재까지 살아남았고, 인기를 얻으며, 아마추어에서 시작해서 인기를 얻기시작해서 아이러니 하게도 진정 전문가로 성장하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흐름들은 불과 몇년새에 일어난 흐름으로, 작년 가을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특별히 왜 그 시점이라고 얘기하냐면 간단하다.  약 십몇년여전부터 컬렉션은 더이상 예술작품에 가까운 형태 보다는 웨어러블하고 실험적이지 않은 형태로 진화했기때문인데, 그 스타트를 끊은 디자이너들이 대형 패션하우스의 디렉터 자리에서 많이들 물러났기 때문이다.  오뜨꾸뛰르Haute Couture의 정말 실험적이고, 옷이라기 보다는 미술품에 가까운 맞춤컬렉션이 아닌, 프레타포르테 Pret-a-forte -그러니까 영어로 레디투웨어Ready to Wear 라인의 컬렉션이 더이상 ‘콘셉트’Concept 와 다가올 근미래의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자리라기보다는,그런지Grunge 류의 단어가 컬렉션 아이템과 뒤섞여 오르내리며 모두가 ‘스트리트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들을  컬렉션에 올리며 입을 만한 옷들을 만들어 내는데 주력하였지만, 더이상 스타일링에 중점을  두지 않고 아이템의 개발을 중점으로 한 컬렉션이나, 그런 디자이너를 찾을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Louis Vuitton

 

 

그런지라는 단어를 컬렉션에 가져오며 일약 스타가된 사람은, ‘패션’ 이라는 단어를 한번이라도 ‘밥벌이’로 생각하고 새겨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마크제이콥스 Marc Jacobs 같은 인기 디자이너를 위시로해서 모두가 ‘스트리트 패션’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들을  컬렉션에 올리기 시작하던 많은 디자이너들이, 많은 대형 패션 하우스에서 자리를 내놓거나 자리를 옮기며 마지막 컬렉션을 보여줬던 시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랬다. 한때  쓰러져가던 유서깊은 패션하우스를 되살려 내야 한다는 미션을 받고, 가방이 하나도 없는 데뷔 컬렉션으로 루이비통 관계자까지 충격에 빠트려 버린뒤 16년동안, 스스로를 최고로 만들었고, 패션하우스를 최고로 만들어 일약 스타 디자이너로 최고의 자리에서 군림하던 마크 제이콥스의, 루이비통에서의 확실한 마지막이 아닌가 하는 쇼로 집약 될 수 있었던 그의 루이비통 마지막 컬렉션은, 사실 그가 “컬렉션” 이라는 형태의 쇼의 종말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던게 아닌가 싶다. 

 

다만 쇼가 흥미웠던 것은 마크가 2010년 여름즈음부터 루이비통을 떠나려고 마음먹었던게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할 정도였다. 실제로 작년 가을의 14 S/S 컬렉션은 2010 F/W Collection의 시즌부터 시작된 대형 스테이지를 전부 끌어다가 재활용하여 하나의 스테이지로 만들어냈다. 오묘한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정말 흥미롭다. 아마 그때부터 ‘스트리트 패션’의 영향과 ‘스타일링’은 현재 컬렉션이 보여주고 있는 형태와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체되어 버린 컬렉션에 경고라도 하듯 압도하고 있었으니, 그 흐름을 계속 지켜 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과거 컬렉션을 진행했던  스테이지들을 엮어서 ‘어두운 파리의 밤거리’를 재현했으며, 모델이 퇴장하는 것이 특이하게도 또다른 과거의 컬렉션 스테이지인 호텔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며 흐름을 끊음으로, 쇼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한명한명씩 아예 쇼 밖으로 나가는것 같다는 것은 재미있는 연출이다. 마크가 보는 현재의 컬렉션형태의 종말, 그리고 그것을 보는 자신의 심정을 치환한 연출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Louis Vuitton

 

 

 

컬렉션의 종말이 된 시기가 아닌가 라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몇몇 신호들이 잘 보인다. 괴이한 시즌의 못들어본, 좀 더 웨어러블 한 컬렉션이 생겨나거나 규모가 커져서, 당장 쇼가 끝나자마자 매장으로 직행하여 바로 팔리며 입혀지는 아이템들을 ‘프레젠테이션’ 하기위한, 또다른 컬렉션을 만든 다는 것이다. SPA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른바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 -H&M이나 ZARA류의- 의 속도를 대형 패션하우스가 따라갈 수 는 없으니, 간절기의 컬렉션을 강화하고, 규모를 키워 정규 컬렉션같이 느슨하게 편입시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흔히 패션 트렌드를 S/S와 F/W, 두 시즌으로 나눠서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이제 이런 생각은 아예 버리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Louis Vuitton

 

가장 큰 건 역시, ‘스타일링’의 힘이 강해져서 컬렉션의 흐름이 역할, 영향력이 예전보다 약화되고 많이 바뀌었다는 것. 이젠 사실상 Pre-Spring 프리스프링 시즌과 , Pre-Fall 프리폴 시즌에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스타일링과 착장이 실시간으로 바뀌니 패션하우스의 움직이 더 바빠졌다는 얘기 이기도 하지만, 시즌 컬렉션에서 보여지는 스타일링이나 아이템과도 섞을수 있도록 착장을 변형해서 다채롭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즌과 시즌사이의 컬렉션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보완 성격을 가지며, 패션하우스가 1년의 전체적인 테마를 얘기하는데 있어서 가교 역할을 하기도 하며 최근엔 그 중요도가 높아졌다. 

 

굉장히 짧은 시기라고 할수 있는데 그만큼 전후 사정을 생각한, 웨어러블한 컬렉션으로 채워진다. 다양한 스타일을 만날 수 있고, 실용적인 아이템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물론 프리컬렉션의 특징대로 수량만큼은 넉넉지 않다. 짧은시기, 동향을 볼 수 있는 아이템들로 채워지는데 기인하니까. 정규 컬렉션들의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덕에 오뜨꾸뛰르를 포기하는 패션하우스도 우리는 지켜봐왔지 않았나.

 

그래서 통상 돈이 있는 패션 하우스들은 이제 몇 해 전부터 크루즈 컬렉션이나 프리폴 컬렉션에 눈독을 들이고, 강화하는 실정이다. 정규 시즌 컬렉션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들과 여타 브랜드와 착장 트렌드의 흐름을 보고 실제 매장에서 팔만하고 웨어러블한 아이템들을 만들어 등장시키는, Retailer 리테일러를 위한 컬렉션이 되는 것이다. 결국 ‘컬렉션’의 근본적인 역할은 의미가 퇴색되어 단발성 쇼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꽤나 안타까운 일이다.  

 

 

ⓒLouis Vuitton

 

 

얼굴이 거리패션 사진으로도 꽤 알려진 바이어들이 SNS채널같은 온라인쪽에서 투덜거리는건 똑같은 내용들이다. “옷값이 필요이상으로 터무니 없이 비싸졌다.” “옷이 팔리지 않으니 엑세서리류의 가격을 올리거나 라인을 다양화 하는 꼼수들을 보고있다.” 라는 내용들이다.  모 정수기 회사보다 깐깐한 테이스트를 자랑하는 일본쪽 바이어들도 똑같은 내용을 패션스냅닷컴 쪽에 기고하고 있다. 

 

“옷을 사는 소비자가 줄어 엑세서리와 구두를 강화하는 패션하우스들이 많지만 옷값도 올리고 아이템값을 터무니 없이 올려 실적을 메꾸는 대형 패션하우스들의 꼼수를 보기가 거북하다” 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간단하다. 스타일링을 많은 소비자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그들에겐 어느순간 브랜드는 중요치 않게되어 유니크하고 새로운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찾아 가느라, 패션하우스에서 만드는 옷은 안팔리고, 질좋은 가죽과 유니크한 디자인을 시각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좀더 뽐낼수있는 내구성좋은 가죽 가방과 구두들이 그들의 수익을 그나마 보전해주고 있다는 소리이다.

 

그렇다. 패션하우스가 제시하던 인위적 스타일링에서 벗어난 수많은 소비자들이 경제불황을 버티고 지나오며 쇼핑트렌드도 바꿔버렸고, 입장도 전부 바꾸어 가고 있단 얘기다. 글쎄. 취지와 방향성은 정말 좋은 얘기이지만, ‘컨셉트카’를 만들지 않는 자동차 회사가 미래디자인을 예측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보는데 말이다.  결국 디자이너와 소비자, 패션하우스들, 금융사들의 돈잔치로 인한 각각의 입장이 맞물려, 진정한 컬렉션의 종말을 빠른시일내에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컨셉트카를 만들지 않는 북유럽자동차 브랜드들, 꽤나 많이 사라지지않았나. 그 종말과 빙하기가 나는 두려운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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