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통장을 스쳐가는 직장인 남자들이여.
그래도 쇼핑은 계속되어야 한다. (1)
김다슬(Dhaseulkim@gmail.com)
카카오페이지 매거진 "수컷뉴스" 4호 기고글
(https://www.facebook.com/sucutnews)
다크 퍼스널쇼퍼 라이즈 : 프롤로그
나는 알고 있다. 당신은 정말로 옷을 사는 것이 귀찮거나, 꾸미는 것이 싫어서 ‘현재’ 옷에 관심이 없어진 것이 아니다. 증명해볼까? 당신이 90년대에 평범한 남학생이었다고 하면, 학창시절에 열광했었던 운동화- 좀더 정확히 얘기하면 목이 높은 농구화들을 떠올려 보자. 나이키나 리복, 아디다스 등에서 출시되는, “NBA의 유명 농구선수 이름이 박힌 농구화 시리즈” 나 각종 브랜드 신발들 말이다.
Micheal Jordan X Nike “Air Jordan Commercial”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마이클 조던은 학창시절의 ‘신’ 이자 동시에 ‘웬수’
그 농구화들은 사실, 당신이 학창시절에 ‘X밥들’ 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남학생보다 (사실 당신과 별차이 없는 평범한 학생들) 뒤쳐지기 싫어서 라던가, 아니면 그냥 친구들이 신고 다니니까 따돌림 당할 까봐 눈물을 머금고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구입했던 것들이다. 어떻게? 보통남자라면 어떤 과정을 거쳤든 “힘들게” 말이다.
부모님께 징징거리든, 아침에 신문을 돌리든, 군것질을 하지 않고, PC방과 오락실을 가지 않으면서 용돈을 모아가며 더럽고 치사해서라도 돈을 모아 구매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옷’과, ‘당신 스스로를 꾸미는 것’,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에 전혀 신경 안 쓰고 살았다면 어떻게 그렇게 제정신이 아닌 열정으로 ‘농구화 쪼가리 하나’ 사자고 스스로를 희생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나의 얘기는, 결국 당신이 패션에 대해 기본적인 관심이 없지는 않았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던 神께서는 (농구화부터) 일단 사라고 하셨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짓이 불가능할 정도로 알바 시급도 낮고 그것마저도 안 지켜 지는 업체가 태반이라, 당신이 학창시절 고생하며 돈을 모으며 운동화를 샀다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그것에 해당 되지 않는 부류의 사람도 있겠다. 겉모습을 꾸미는 것은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일 테니 그런 분은 나이 먹고도 여전히 지키고 계실 수도 있겠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사회 나와서 좀 관심이 생기거나, ‘보여지는 것’ 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계신 분일 테니, 앞의 분들과 묶어서 감히 개인적 경험을 살려 현실적인 팁을 좀 드리고자 한다. 어떻게? 이 바닥의 어지러운 전문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오늘 퇴근하고 당장 달려가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을, 아주 쉽게 말이다.
이런 짓 하지 않겠다 는 얘기
게다가 본 필자도 알고 있다. 당신이 어른이 되고 나서 들어 가는 돈이 얼마나 많은가 말인가! 이런 젠장! 어렸을 때는 부모님께 눈치 보여서 사달라 못하고 나이 먹고 회사 다니니 각종 고정 비용 눈치 보여서 뭐 취향대로 물건 하나 제대로 살 수 있느냐 말이다! 종류는 다양하다. 적금, 보험, 각종 카드 값, 각종 공과비, 부모님, 가족 용돈, 국가에서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여러분을 두들기며 나날이 오르는 담배 값, 그리고 거기에…
글자처럼 LTE급으로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전화를 썼는지 말았는지에 대한 기억도 LTE급으로 사라지는데 LTE급으로 돈을 뺏어가는 통신사 요금이라는 카운터 펀치까지 먹게 되면 당신의 통장은 이미 그로기 상태라는 거 말이다.
뭐임마
그런데 그런 상황에 어떻게 당신이 G잡지나 E잡지 같이 고급브랜드가 몰린 남성 패션잡지를 참고하며 거기 등장하는 의류제품을 구입할 수 있겠는가. 그런 상황은 제아무리 업계인 이라고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읽어라 수컷뉴스를 말이다. 그리고 통장에 숫자로만 스쳐가고 나서 텅텅 비게 되는 통장을 보면서 쇼핑을 아예 포기하는 상황에 공감한다. 그렇다고 내가 통장을 ‘힐링’ 을 해줄 수는 없다. 천 번은 흔들려라. 통장이 어른이 될 것이니. (응?)
농담이고, 난 당신의 고용주가 아니란 말이다! 통장 힐링은 사장님께 부탁해보자. 단, 뒤에 벌어질 상황은 책임 지지 않겠다. 본론으로 돌아와 이 글 시리즈는, ‘헤어스타일’은 이렇게 하고, 넥타이는 이런 컬러를 사면 좋다 라고 얘기하는 ‘이미지 컨설턴트’ 같은 거창한 개념이나 쓸 때 없고 말도 안 되는 ‘패션 멘토’ 같은 ‘개뼉다구’ 같은 꼰대 질은 하지는 않을 테니 좀더 읽어주시라.
본 필자는 2004년에 처음 인턴으로 의류업계에 발을 들였고, 2006년엔 정식으로 모 의류업체에 몸담기 시작한 사람이다. 그간 많은 사람을 거쳤고, 지인들의 ‘퍼스널 쇼퍼’ 라고 쓰고 쇼핑도우미 노예 라고 읽는다. 역할을 했던 사람이라. 당신의 옆에서 쇼핑 도움! 잔소리 드리는 느낌으로 실용적인 것들을 돕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그러니까 이제, 잔소리를 시자칸다.
농구화에 열광하던 학창시절에 열심히 했지만 이젠 더 이상 하지는 않는 ‘19금 게임 동급생’을 플레이 해도 되는 나이!, 야동을 봐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사회인이 된 지금, 당신을 잠깐 돌아보라. 특히 발을 잠깐 보라. 회사용 복장으로 옷을 입었을 수도 있고, 넥타이까지 전부 착용해야 하는 직장에 몸담고 있을 수도 있고, 운동화를 신어도 되는 분위기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당신이 신고 있는 신발이 객관적으로, 디자인이나 현재의 신발의 상태가 마음에 드는지..
“1년 365일 공사가 계속되는 나라에서 지내다 보니 신발이 지저분하다.” 라는 변명은 거절한다. 왜냐하면, 시간을 짬을 내어 샀든, 아니든, “당신이” 사서 신고 다니는 신발이 아닌가? 당신의 신발의 현재모습은 신발 잘못이 아니다, 일에 찌들어서 신경을 끊게 되어버린 당신 탓이다. 그렇게 지저분한 신발은 그 어느 누구도 ‘무심한 듯 시크 하게’ 연출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냥 당신의 신발을 보는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생활태도를 판단하게 될 뿐이다.
구두는, 닦으면 된다. 사실 ‘불광’이나 ‘물광’을 먹이는 구둣방 아저씨들의 손질 방법은 절대적으로 가죽에 손실을 가하는 방법이라 본인이 직접 닦을 것을 권하지만 굳이 맡긴다면야 말리지는 않겠다. 운동화의 경우도 세탁이 정 귀찮으면 맡기면 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겨우 여기서 끝낸다면 이 글은 쓸 필요가 없겠지.
좋은 신발이 좋은 곳에 데려다 준다는 서양동화의 격언이 있으니, 구두를 주로 신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주 닦아서 손질을 잘 하도록 하고, 운동화를 주로 신는 사람이라면, 추가적 관리로 항상 깨끗하면서 센스 있게 신어보도록 하자. 맨날 세탁하면 된다는 ‘리빙 포인트’ 식의 허무한 결말을 내는 것은 아니다.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신발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같이 ‘모습’을 바꿔 보자는 얘기가 되겠다.
구두도 마찬가지지만 운동화는 세탁과 세정만이 답이 아니다. 발 냄새를 나게 만드는 각종 박테리아와 균들은, 신발 소재도 갉아먹고 관리에 치명적이다. 실제로 땀이나 발에서 나오는 각 분비물은 신발을 변색시키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운동화의 상태보존의 스텝 원을 밟기 위해서 “신발용 데오 도런트” 를 구비하여 보도록 한다. 보통 만원 돈이면 운동화 전문 매장들 (ABC마트, 레스모어, 슈마커 etc.)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니 좋아하는 아이돌이 모델을 하고 있는 운동화 전문 매장 브랜드로 달려가면 되겠다. 당장, 라잇나우.
1차적으로 평소에 운동화 속 자체를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행동은 완료가 되었다. 더군다나 한번 뿌리면 48시간 효과가 지속 된다. 이 얼마나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것인가?
시중에 나와있는 신발용 데오도런트: 살균제도 있다.
사용도 아주 쉽고 간단
이걸로 끝은 당연히 아니다. 신발이 막 구입한 것처럼 땀에 쩔어 있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이 끝이 아니란 얘기다.
운동화의 인상을 바꿔버리는 끈 교체
이 다음으로는 신발의 컬러 톤을 고려한 ‘끈 교체’다. “어? 신발을 샀는데 왜 끈을 교체하냐?” 싶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운동화들의 끈은 보색을 고려하지 않고 신발 전체의 컬러와 맞춘 끈이나, 천편일률적인 색으로 맞춰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이 신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보색대비’ 로 끈을 교체하여 신발의 인상을 바꿔 보자는 얘기다. 컬러 운동화 끈도 운동화 전문 매장에 팔고 있는데 가격은 1,000원에서 3,000원 정도까지다. 어떤가? 최대 3000원을 투자해 당신의 이미지까지 전체적으로 바꿔보지 않겠는가?
당신이 이러고 다니는걸 방지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니 말만 말고 실제 적용 사례를 보여주겠다. 모 브랜드에서 출시된 운동화중에 사람들이 클론처럼 ‘국민신발’ 처럼 신는 신발이 있다. 나의 경우는 구입 후 끈 교체를 하여 신발의 인상을 바꾸어 주었다. 속칭 ‘끈 튜닝’ 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적극적으로 적용해보면 신발의 전체적 느낌이 달라진다.
문제의 신발
어떠한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다른 적용 사례를 보여드린다.
이 신발은 핑크 끈으로 교체하여
이런 신발이 되었다
이 신발은
이런 신발이 되었다.
이 ‘천원’ 짜리 덕에…
보셔서 알겠지만, 생각보다 별 것 아닌 가격에 별 것 아닌 행동으로 운동화의 느낌이 달라졌다. 물론 아무 색상의 운동화 끈으로 교체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보색대비를 중심으로 한다. 보색이란 대비가 아니라 정확히는 더해져서 ‘무채색’ , 즉 ‘완전색’ 이 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이 잘못되어서 ‘반대색’이라고 알고 있겠지만 정확히는 ‘반대’가 아니라 ‘완전체’가 된다는 의미 이다.
여기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어찌되었든 색상환을 잠깐 참고해보자, 첫 번째 신발의 경우는 파란색 끈으로 교체 했는데, 기본적으로 운동화의 몸체가 흰색과 회색으로 덮인 느낌이라 강한 원색 컬러를 더해도 어울리기 때문이기 때문에 정확히는 보색 대비는 아니었다. 두 번째 신발의 경우는 민트색 의 몸체라 보색으로 진한 핑크 컬러의 끈을 구입해서 교체했다. 보색대비를 위함이다.
먼셀 색상환
표상으로 완전 반대의 위치해 있는 색상끼리 섞는 것을 정보색
표상으로 완전 반대의 위치의 근접해 있는 색상끼리 섞는 것을 약보색 이라고 한다.
운동화의 착용 모습을 달리 보이게 하는 양말 선택
자 어떤가, 실행해볼 만한 일 아닌가. 당신이 갖고 있는 운동화를 당장 세탁해서 관리용약을 뿌리고, 끈을 바꿔도 12,000원으로 새 신발을 산 것 같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그럼 여기서 계단을 딱 한 단계만 올라가보자.
당신이 운동화를 신는 모습을 완전 달리 보이게 하는 끝판 대장은 바로, 양말이다. 경직된 분위기의 직장이 아니거나, 운동화 신을 일이 많은 상황이라면, ‘엄마’나 ‘누나’, ‘동생’이 사다 주거나, 업체에서 행사용으로 뿌리고 있는 ‘얻어다 준’ 양말은 감사히 마음만 받고 신지 않도록 하자. 직접 양말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런 류의 패션양말을 여기저기서 찾아보자
거리매장이나 백화점에 가기가 무섭다고? 그런 당신을 위해 요즘엔 이런 디자인과 컬러 양말들은 어디에서나 팔고 있다. 인터넷에서, 당신 운동화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양말을 고르면 되겠다. 물론 처음엔 어렵다. 분명 “나는 스타일링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슨 소리 하는 것인가” 싶은 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 어떤 식으로 신발에 양말을 매치 시키는지 방법을 제안해본다. 요즘엔 스트라이프 줄무늬 티셔츠가 유행이다. 그래서 자주 입게 되는데 이 옷은 사실 ‘마린룩’ 의 기본이 되는 아이템이다. 그러니까, 너무 어려우면 그냥 ‘해군이나 선원복’ 느낌의 옷 착용 방법 정도로 이해하자. 거리에 있는 SPA브랜드, 즉 어려우면 유니클로 나 H&M, ZARA, 8seconds 같은 브랜드에서도 24900원~30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티셔츠다.
그러니까 요즘 유행하는 가로 스트라이프 줄무늬 티셔츠는
이런 느낌을 쉽게 준다는 얘기이다.
피카소도 입었던 고전 아이템이다.
그래서 이런 티셔츠를 사고 나서 그 느낌에 맞추기 위해서 신는 신발은 보통 에스파드류(espadrille) 류가 좋고, 이런 운동화의 대표주자는 탐스(Toms)같은 게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밑창이 좀 튼튼하면서, 여름에 어울리는 느낌을 주기 위해 짚으로 만든듯한 디테일이 붙은 모 브랜드의 신발을 구입 했었다.
자, 이 신발을 어떤 양말과 함께 신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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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는 이런 선택이 된다. 스트라이프의 티셔츠 와도 패턴 궁합이 맞고 신발과의 느낌은 여름형으로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어떤가? 당신도 당신의 취향을 찾아 신발과 양말의 궁합을 맞춰 전체적인 착용 모습이 달라 보이게 하는 것은 어떠한가? 내가 당신에게 얘기한 것은 오늘 당장 실행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일단 발부터 시작하자.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메일로 나에게 문의를 넣어도 좋다.
김다슬(dhaseulkim@gmail.com)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