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에 대한 몇가지 시각: 시대의 지향성, 문화를 담는 정수
글_김다슬
A Few Perspectives on Uniform:
An Indicator of the Ages, the Essence of Culture /
written by_Kim Dha Seul
DEAR MAGAZINE 3호 "Local-specific Fashion" 에 기고된 글입니다.
*매거진 본편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분의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으나, 본편에서는 원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텍스트의 영리목적 사용및 무단발췌-전제금지합니다. ⓒ김다슬, Dear-Magazine
Dear Magazine 3rd Issue "Local-specific Fashion" from DEAR MAGAZINE on Vimeo.
유니폼에 대한 몇 가지 시각 : 시대의 지향성, 문화를 담는 정수의 옷
- 유니폼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당장,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을 찬찬히 둘러보라. 정신 없이 출근길을 준비해서 급하게 입었다는 변명이나, 전날 미리 준비하여 두었지만 오늘은 별로인 것 같다는 핑계는 듣지 않도록 하겠다. 그 옷들은 전부 당신이 평소에 여기 저기 둘러보며, 100%는 아니겠지만 어찌되었든 마음에 들었기에 바지 주머니나 백에 있는, ‘가죽과 지퍼를 작게 잘 재봉하여 유명 브랜드 로고의 금장 장식으로 마무리 된 값비싼 소품’ 에서 색깔 별로 클론처럼 모셔져 있는 조선시대 위인들의 초상화를 여러 장 계산대에 올려두거나, 그 분들의 초상화가 부족했다면, 자석이 테이프처럼 얇게 박힌 플라스틱으로 조선시대 위인 분들의 빈자리를 대신 하는 것 마냥, 사인을 하며 그 때 만큼은 ‘음, 그래, 잘 산 거야’ 라는 말을 수십 번은 스스로 되뇌며 마음에 들어 사두었던 옷이 아니던가. 취향은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언제나 반영 되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이템을 보면서 한 편으로 생각해 보라. ‘남들이 하고 있기에’ 나도 구입한 아이템이 있는지를 말이다. 70~80년대의 어려운 시기, 학생들이 타인에게 뒤쳐져 보이지 않기 위해 브랜드 운동화를 구입하려 애쓰며 사정이 힘들어서 또는 서러워서 눈물 짓던 것 처럼, 현대의 여러 사람들은 타인에게 뒤쳐져 보이지 않기 위해 타인이 구입하는 브랜드의 제품, 이른바 명품도 구입하며 심지어 가짜 제품을 사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다.이 글에서 의상 심리를 얘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개성을 얘기하지만 우리는 사실 비슷한 아이템을 수도 없이 사들인다. 조합만 달리할 뿐, 크게 보면 유니폼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 개성 표출의 부분에서 또한, 유니폼을 입는 곳에 계신, 학생들과 일부 직장인들의 항의가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기억하자. 우리는 언제나 유니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개성을 표출하려 노력하는 반골 기질의 존재가 아니던가.
사실, 남학생들이 3통이라는 알 수 없는 표현으로 교복 바지의 통을 줄이는 것이나, 여학생들이 스커트는 샤넬 랭스 [1] Knee Length - preconized by Coco Chanel 의 법칙을 정확히 반대로 실행하여, 밑단의 5~10cm 정도의 길이, 또는 그 이상을 잘라내어 하의를 실종하고 싶어하는 길이의 스커트를 만들어 입고 다니는 것도 어쩌면 ‘취향’이며 ‘패션’으로 얘기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개성을 표출 하고 싶어 하는 그들이 단일 브랜드의 패딩 점퍼를 입는 것은 웃지 못할 촌극 이겠다. 기성복을 구입하여 스스로는 마음대로 스타일링 해서 입는 다고 생각 하지만, 사실은 타인을 의식하다 유니폼처럼 입게 되는 전자의 사람들이나, 유니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결국 타인을 의식하다 유니폼 위에 다른 일반 기성복 브랜드의 옷을 입어도 유니폼처럼 보이는 기현상들이 말이다.
익히 알려 졌듯이, 학생들이 교복 위에 주로 착용하는 패딩 점퍼는, 누구나 북극에 얼굴을 들이 밀고 싶어하는 그 브랜드의 제품이 대부분이다.아이러니 하게도 다시 유니폼처럼 보이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물론, 요즘엔 구스 goose가 들어가지 않은 상품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구스 라는 단어가 브랜드 네임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북미지역의 브랜드를 너도 나도 애용하고 있어서 북극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는 형세이긴 하다. 모 항공사의 카피를 살짝 빌리자면, 어디까지 가보지는 않은 미국의 브랜드는 아니고, ‘그때, 나를 부른’ 단풍이 상징인 그 나라 태생의 브랜드가 말이다.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직종에 몸담는 성인들은,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맞춰서 착용하는 것으로 그 개성을 표출 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입게 되는 유니폼인 교복부터, 역할에 맞춰서 입을 수 밖에 없는 직업 표현의 도구로써의 유니폼은 누구나 입고 있게 되는 것이겠다.
경직된 분위기의 거대 회사에서 ‘캐주얼 데이’ 라며 원하지도 않는 ‘트래디셔널 브랜드’ Traditional Brand 의 버튼 다운 옥스포드 셔츠 Button down oxford shirt 와, 일자로 떨어지는 느낌의 면 바지 형태의 치노 팬츠 Chino Pants 는 학생들 교복의 용도와 다를 것이 없겠다. 실제로 이런 착장 방법은 와스프 WASP [2] 들의 프레피룩 Preppy Look 과 아이비리그 Ivy League 학생들의 아이비룩 Ivy Look을 대표하는 유니폼 격인 ‘옷 입기 방식’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옷을 입고 있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영화 ‘가타카’ Gattaca (1997)를 떠올리게 된다. 이제는 ‘지금’이 되었을 미래시대에, DNA를 조작하여 완벽하게 만들어져 태어난 사람들의 형상과 삶을 철학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 이 영화 내용의 주요 골자이다. 하지만 이 영화 안의 사람들은 전부 똑같은 블랙컬러의 수트를 착용하고 있다.
완벽한 사람들이 그 무결함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인지, 타인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대한 의상 심리학의 표현 인 것인지 감독의 의도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지만, 어쩐지 타인을 의식하며 옷을 입는 한국 사회의 의상 생활과 오버랩 되어 비슷하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만든다. 유니폼이 아닌 기성복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따라 구입한 명품브랜드의 아이템들을 소유하는 시각이나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링 방법론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유니폼이 가진 정치성의 연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이라고 판단 할 수 밖에 없다.
[1] 샤넬 랭스 (Chanel Length) : 일본쪽 표현으로 잘못된 단어. 코코 샤넬은 생전에 새로운 라인의여성 수트 스커트를 제작할 당시에 ‘무릎에서 5~10cm 아래 길이’ 라는 뜻으로 ‘Knee-Length’라 선언 했다. (Knee Length - preconized by Coco Chanel)
[2] WASP : White Anglo-Saxon Protestant
한국인의 의상 생활의 역사는 타인을 배려하는 듯 하면서, 개성이나 의식을 표출하고 싶어하는 개개인의 반골기질의 이율배반적인 모습과 잘 맞닿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국교로 내세우며 음양오행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서민이 흰옷을 입는 것을 강제로 막으려 하였지만, 고대 한민족부터 이어져 내려온 백색 의복에 대한 선호와 숭상은 막을 수 없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의 기록에 의하면 부여 때부터, 온 나라 사람들이 백색을 숭상하여 흰색 포목으로 만든 통 큰 소매의 도포와 바지를 입고 가죽신을 신었으며, 귀족들이 해외를 방문할 때 흰 원숭이의 털로 만든 옷을 입었다고 기록 되어있다고 하니 말할 필요가 없겠다.
일제시대에도 흰 옷을 입지 말라고 하는데도 실용적인 부분에서 잿물로 세탁하는 편리성과, 상징성의 부분에서는 그것이 나라를 잃은 자들의 슬픔과 항일의 표시가 되었기에 서민들은 열심히 백색 옷을 입어 스스로를 ‘백의민족’ 이라고 유니폼처럼 통일 시킨 표현으로 규정하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종종 얘기 하듯 우리는 과거에도 ‘백의민족’ [1]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동시에 삶의 필수요소를 표현 할 때는 ‘의식주’ 에서 맨 먼저 나올 만큼 옷을 중요시 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라는 말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라는 말이 공존 할 만큼 우리나라의 언어 용법은 상충되는 경향이 있어도 다소 무시해보고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옷에 대한 몇 가지 속담을 생각해보라. ‘옷이 날개’ 라는 1순위의 대답은 제쳐 두고서라도, 옷에 관한 꽤 많은 속담들이 있다. 재미있는 부분이라면 공통적으로는, 서민 기준으로 백의민족에게 요구되는 디자인과 색상이 굉장히 한정적 이었을 것 같은데도 이런 속담이 구전으로 돌아 다닌다. ‘옷은 새 옷이 좋고 사람은 옛 사람이 좋다.’ , ‘옷은 시집올 때처럼 음식은 한가위처럼.’
얼마나 실소를 자아내는 표현인가. 다소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인 그런지룩 Grunge Look의 이 지배적인 이 시대적 상황과 정면 충돌 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고, 앞선 속담의 표현자체는 우리의 과거 조상들의 머릿속으로부터 계속 되어 온 하나의 공통된 무의식의 영역 속에 깊이 백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깨끗하게’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싶어서 웃음 짓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이 옷을 입으라고 할 때 스타일링 방법론으로 제시하는 말 중에는 가장 무심하면서 많이 쓰이고, 개인적으로는 이상하게 들리는 말이 한가지가 있는데 바로 ‘깔끔하게 입자’ 라는 말이다. 깔끔하게 입으라니, 실시간으로 세탁을 해서 입으라는 말인 건지. 들을 때마다 웃음을 자아내는데, 이 말에는 대체적으로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형태로는 프린트가 들어간 류의 화려한 소재로 만들어진 옷을 입지 말라는 말이며, 강한 원색의 컬러 아이템이나 여타 강렬한 컬러의 아이템은 착용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정성적으로는 단정하게 옷을 입으라는 말이다. 상대방의‘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말이다.
또한 ‘깔끔하게 입으라’는 말은 곧장 얼굴과 여타 외모의 영역에도 반영이 된다. 남성의 경우 수염을 잘 다듬고 피부를 정돈시키라는 의미이며, 여성에게는 피부 수렴은 기본이며, 더 나아가 ‘물광’ 을 먹인 듯 한 빛나는 피부를 유지하라는 의미이다. 어떻게? 한국인이 최고로 관심 있어 하는 영역인 미백(美白) 화장법, 화이트닝 Whitening 만 생각해봐도 그렇다. 한국 여성중에는 맑고 깨끗한 피부 톤으로 가꾸기 위해 사계절 내내 화이트닝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2] 이 쯤 되면 과연 백의민족 답다. 이 말은 결국 타인에게 시각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으며 예의를 차리고, 청명한 마음을 보여주려는 마음이 외모 전체에 깔려있는 하나의 단체 의식이라고 봐도 무방 하지 않을까.
바로, 외모와 체면이라는 부분이 우리를 스스로 백의민족으로 규정하고 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체면, 즉 얼굴을 그리 중요시 하기에 심지어 현대에 들어와서도 ‘패션의 완성은 얼굴’ 이라는, 유행처럼 도는 이 말처럼, 우리는 타인의 시각을 적극 고려하며 외모를 중요시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의식과 의복 생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잘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유니폼이다.
- 유니폼은 문화와 양식의 정점이다.
유니폼의 직관적 성격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단 사전적 정의로 유니폼 Uniform은 라틴어로 하나를 의미하는 우누스 Unus와 형태를 의미하는 포르마 Forma의 합성어로 일정한 형식으로 된 의복 체계를 의미한다고 한다.[3]
고대 문명에서도 유니폼은 존재했다. 문신이나 부족특유의 장신구로 개인이나 집단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단체로부터 구별시켜 주고 외적으로 그 부족의 특성을 나타내거나 부족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산업적으로 발전한 서양의 문명이 아직 닿지 않은 아프리카의 부족이나, 흔히들 제3세계 라고 하는 비산업문명 세계의 부족들에게 동물의 뿔이나 그들만의 부족 의상은 유니폼의 존재의 의의와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물론 부족마다 다른 나바호 Navajo 프린트를 갖고 있던 아메리카 토착 인디언 부족이나, 동남아시아 부족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패션 아이콘 중 하나가 되어버린 이 프린트도 알고 보면 부족과 계급을 분리시키는 표식이었다.
[1] 백의민족에 대한 논란은 오늘날에도 계속 되고 있다. 다만 여기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복식문화를 마치 유니폼(Uniform) 처럼 규정한 단어로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표기 되었음을 알린다.
[2] 디올 홍보부 남경희, 행복이 가득한 집, 2008년 11월호 부분 발췌 http://happy.design.co.kr/in_magazine/sub.html?at=view&info_id=45879&c_id=00010004
[3] 한명숙, 복식의 기호체계 연구, 상명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1999
Navajo print.
토착 Indian
어디 그 뿐 인가. 한 때 많은 사람들이 목도리로 걸치고 다니던 영국의 모 브랜드로 대표 되던 타탄 체크 Tartan Check 패턴은 스코틀랜드의 귀족 집안들과 부족을 구분하기 위해서 개발 된 것이었다. 한마디로 유니폼의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얘기. 해리포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더 빠를 것 이다.
마법학교의 학생들은 똑같은 옷을 입는 것처럼 보이나 목도리의 색상과 패턴이 달라서 소형 그룹을 확연히 구분 짓고 넓게는 그들이 한 거대 그룹에 소속 되어있으며, 마법 학교 학생으로써의 직무를 다 하겠다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유니폼은 바로 그런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앞서 얘기했듯, 유니폼은 목적에 따라 특정 형태를 지니거나 구분을 두게 되며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속감을 느끼도록 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역할에 맞는 행동을 기대하도록 만든다. 현대의 많은 아이템들이 군복에서 발전한 방식인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역할에 맞는 행동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아이템은 대표적으로 트렌치 코트가 있겠다.
트렌치 코트는 원래 참호 (Trench)에서 사용되며 방수가 가능하도록 제작된 영국의 군복 코트로써,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 실용성 때문에 많이 선택 되어 졌다. 재미있는 건 피코트 Pea Coat 또한 영국 해군의 유산으로, 정규 예복 위에도 입던 군용 코트였다. 이 아이템 또한 그 이후 실용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 되어 졌다는 건 누구나 아는 얘기다.
전쟁의 역사가 아니더라도, 유니폼은 착용하는 사람들을 똑같이 물들이면서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구별한다는 이율 배반적인 성질에 지배되어, 위신, 스노비즘 Snobbism등의 욕구를 충족 시키며 시대나 조건에 맞게 변천해왔다.
그랬기에 유니폼은 시대의 문화와 양식의 정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들이 옷을 입고자 하는 방향의 의식을 표출 하는 복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많은 한국의 유니폼들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도시 설계를 마구잡이로 해서 분위기도 맞지 않는 마천루를 쌓아 올리는, 문화적 취향의 배려가 없는 도시가 수도인 나라에서 유니폼을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차라리 안 하는 것이 좋겠지만 말이다.
-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폼들.
아무래도 대표적 유니폼으로는 항공사의 유니폼을 거론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몇 차 세계대전에 휩싸여 있는 전시상황이 아니기에, 수십 년간 바뀌지 않는 각국의 군복을 직접적으로 비교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도 하고. 항공사의 유니폼은 패션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패션쇼 스테이지의 길을 의미하는 런웨이 Runway 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스튜어디스들이 거닐던 공간을 의미 했던 것에서 유래한 단어이다.또한 항공사의 유니폼은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세련된 모습을 유지하여야 하며, 여행자로 하여금 방문하는 국가나 도시의 인상을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이미지화 해서 세계사람들과 첫 번째로 만나는 옷이기 때문에 패션성을 유지하거나 트렌드를 반영한 듯 한 이미지를 주어야 하는 임무,혹은 자국 문화의 정수를 아름답게 보여주어야 하는 임무를 가진 옷이기 때문이다.
Monocle. 2010. December issue.
그래도 우리네 항공사 유니폼 들 만큼은 칭찬을 받는 축에 속한다. 도시를 평가하며, 비즈니스와 국제정치, 디자인을 다루는 영국의 잡지 모노클Monocle은 2010년 12월호의 온라인 판 주요 기사인 ‘트래블 톱 50 Travel Top 50’[1]에 36위로 대한한공 승무원을 ‘공항 터미널에서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들’ 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옷의 조형성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훌륭하게 소화한다고 극찬하고 있으며 파리나 시드니 같은 주요 공항의 중앙 광장에서 이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은 ‘최고의 브랜드 사절단’ 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사랑 받고, 새로 도입 된지 8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련된 멋을 자랑하는 대한한공의 현재 유니폼은 우리나라 사람이 디자인 한 것은 아니다.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실제로 ‘유니폼’ 이라는 아이템을 디자인 할 때, 스타일링 자체를 멋지게 풀어내는 데에 능하지만, 디자인 프레임 안에서 분석 해보자면, 뻔한 한국적인 요소들의 배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글로벌 도약이라는 가치를 내건 때에는 꼭 외국 디자이너에게 유니폼을 맡기는 경향을 보여왔다. 86년~88년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이라는 국가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최초로 외국 디자이너에게 항공사 브랜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니폼 디자인을 맡겼던 것 이었다.
[1] Monocle : http://monocle.com/film/edits/travel-top-50-2010/ , http://theportastylistic.blogspot.kr/2010/12/portas-lookmonocle-travel-top-50.html
1986.06~1990.12
미국 디자이너 조이스 딕슨의 대한항공 유니폼
단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글로벌 도약과 브랜드 가치 재고, 시대가 보여줄 수 있는 문화의 정수와 미래지향 이라는, 어려워 보이나 쉽게 말하면 결국 먼 미래 까지도 내다 보면서 한국의 멋을 세계의 기준에 맞게 멋지게 보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싶어하는 항공사 브랜드의 유니폼이 짊어진 숙명을 해결하고자 하는 데에는 안성 맞춤 이었을 것이다. 내부에 있는 사람보다 외부에 있는 사람을 데려다 같이 이야기 해보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업무의 능률과 향상에 도움이 되듯 말이다.
그래서 2005년의 새로운 유니폼은, ‘옷 만드는 패션계의 건축가’ 이자, 이탈리아의 3대 디자이너로 불리던 지안프랑코 페레 Gianfranco Ferrè [1]에게 의뢰 되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회장은 지안프랑코 페레 에게 ‘세계 최고의 항공사’의 걸 맞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멋을 살려달라고 요청 하였다고 하는데, 유니폼 발표회 자리에서 “유니폼 교체는 단순히 의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저희의 정신 자세와 체질을 바꾸고 결의를 새롭게 하여 더욱 정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2]라고 했으니 유니폼은 보는 사람이나 입는 사람이나 새로운 기분이 들도록 하는 상징적 이미지의 환기 효과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의 환기’ 라는 목적도 갖고 있었던 페레의 새 유니폼은, 청자의 색감과 비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을 메인 이미지로 놓고 디자인 되었다. 청자색은 한국의 이미지와 잘 맞는 청명한 가을 하늘, 한복과 청자에서 착안해서 도입하게 되었고, 한국 고유의 비녀를 연상시키는 헤어 액세서리와 비상하는 느낌의 스카프 등 소품까지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유니폼은 너무 청명하며 흰색에 가까운 유니폼이라 불편할 것 같아 보이지만, 편안함과 실용성을 위해 고탄성 모직, 면직 등의 천연 소재와 함께 최첨단 소재도 활용되었다.
[1] 실제로 건축학을 전공한 디자이너 였으며, 존 갈리아노 John Galliano가 오기전인 1989년부터 1996년 가을까지 수석으로 디오르 Dior를 이끌던 우수한 디자이너였다. 2007년 6월 17일 62세로 타계 하였다.
[2] 각 언론사. http://economyplus.chosun.com/special/special_print.php?t_num=571&tableName=article_2005_03&boardName=%C4%BF%B9%F6%BD%BA%C5%E4%B8%AE&t_ho=7&t_y=2012&t_m=06
셔츠에는 포플린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별이나 무궁화 하나 이상 급의 호텔의 침대에 사용되는, 원단의 특성과 견고함, 흰색에 가깝지만 오염 되는 것이 어려우며 오염되었다 하더라도 세탁의 용이함을 고려하여 사용되었으며, 트렌치코트에는 오리지널 소재이기도 하며 방수가 가능하고 실용적인 개버딘을, 뻣뻣한 소재의 형태가 살아있는 오간자 실크 스카프를 사용 하며, 그 형태를 고려한 탓인지 셔츠 깃에는 피케를 사용하고 있다.그만큼 소재에서도 유니폼은 잦은 세탁에도 견뎌야 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기에, 여러 부분에서 유연함을 보여주어 잘 만들어 낸 유니폼인 것이다. 탄성 소재의 비녀는 또 어떠한가. 비녀와 청자색, 베이지색을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풀어낸 아이템 아니던가.
지금도 이 유니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며 비판하는 일부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사실은 색동과 태극이라는 틀과 오방색 이라는 컬러조합에 생각 자체가 묶여 있으면서 그것만이 한국의 멋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앞서 얘기된 모노클을 포함한 해외 유수지에서 격찬을 받았으며, 동양과 서양의 요소를 잘 결합해서 표현해 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보류 하는 것이 어떨까. 세계가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뒤바뀌며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니, 세계 것을 한국화 해야 하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은 이제 더 이상 의미 없는 문제다.
오히려 유니폼에서도 한국적인 것과 서양의 유용한 것들을 섞어서 풀어내는 힘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양 옆의 열강들보다 다소 뒤쳐져 있는 것이 우리의 의식이다. 예를 들어보자. 중국에는 중체서용 (中體西用) [1]이라는 말이, 일본에는 화혼양재 (和魂洋才) [2]라는 말이 있다. 일본에는 덤으로 타국의 유용한 기술 뿐만이 아니라 정신의 형태를 가리지 않고 배워 오자는 이이토코토리(良いとこ取り)[3] 라는 말도 있다.
무엇이 딱 옳다고 얘기하기도 힘들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두 나라 국적기 운항 항공사의 유니폼을 비교해 보면 자국의 색과 요소로 ‘만’ 제작된 중국식의 에어차이나 Air China [4] 유니폼보다는 자국을 표현할 수 있는 요소와 컬러로 서양의 표현한 재팬에어라인 (JAL : Japan airlines)의 유니폼이 훨씬 현대적이며, 시간과 역사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는 유용한 옷으로 제작 되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1] 중체 서용(中體西用) : 중국것을 모체로 하되 서양의 유용한 것들만 사용하자는것
[2] 화혼 양재(和魂洋才) : 화(일본)의 정신위에 서양의 유용한 것들만 가져와 사용
[3] 이이토코토리(良いとこ取り) : 좋은 것은 기꺼이 취한다는 일본의 정신, 남의 것을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4] 에어 차이나 (Air China) : 중국 국제 항공,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차이나 에어라인 China Airlines’은 대만 국적기 라는 것, 중국 민속 의상인 치파오(旗袍)의 상단 여밈 부분만을 응용한 현대적이고도 민속적인 의상을 유니폼으로 착용하고 있다.
에어 차이나 유니폼 Air China
재팬에어라인 JAL : Japan airline의 2013년 유니폼.
물론 색동과 황토색에 가까운 웜그레이 Warm Gray 를 이용한 유니폼을 만든 아시아나 항공은 아시아나 항공의 대표 모델이미지가 너무 강해 먼저 떠올라서 그렇지 상당히 좋은 유니폼에 속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자랑할만한 디자이너 중 한 분인 진태옥씨가 디자인한 옷인데, 88년에 창업한 이후로 딱 한번 유니폼이 바뀐 상태에서 큰 틀을 바꿔 나가지 않는다고. 2011년에 새로운 유니폼 발표가 있었으나 큰 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기 보다는, 자동차의 디자인에 비교하면 부분변경 디자인에 가까운 형태였다.
대한항공이 2005년 전까지 김동순씨가 디자인한 유니폼을 14년을 입었으니 이제 아시아나 항공 의 유니폼은 사실상 15년차가 되는 것이다. 색상과 색동의 배치를 아름답게 잘해서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옷으로 착용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유니폼 디자인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 에서 세계 최고의 유니폼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자국의 문화와 양식을 담는 정수가 유니폼이라면, 항공사들의 유니폼은 성공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는 많은 유니폼들이 미학적 또는 기술적 수준의 우위가 높다고는 얘기 할 수 없다.
우리의 학생들만 해도 얼마나 키치 Kitch 하거나, 너무 낡은 디자인이어서 교복을 싫어해서 안 입으려고 하는지 주변을 둘러보자.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복들이 화제가 되는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 보면 되겠다. 교복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별로인 교복을 거부하는 것에 가깝다.
약간 본래의 목적과 벗어난 교복도감 같은 물건도 있기는 하다.
위험한 사람에게 들어가면 위험한 물건이 되겠지.
일본의 경우 각 시도별 교복 디자인을 모아놓은 교복도감 책이 종종 갱신되어 개정판이 출시되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고, 다른 학교와 비교하게 되어 교복 디자인 자체도 경쟁이 붙어 진화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지 않나.
이건 보수적인 학교의 행태도 문제가 있지만, 매번 고만고만한 시장에서 대기업이 치고 들어와 교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기 때문에 변화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학교 앞에서 장사하면 특별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필요 없이, 한류 아이돌을 내세운 포스터와 광고 몇 장 박고 대충 팔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인드 아니던가 다들. 물론 그 중엔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해외 유니폼의 트렌드
그럼 해외의 유니폼으로 머리를 돌려 보자. 루이 14세 때부터 문화의 수도를 만들겠다며, 파리를 중심으로 의복과 예술이 발전한 프랑스를 보자.프랑스가 패션의 나라라는 이유로 유니폼을 거부 할 것 같은가? 아니, 오히려 그들은, 그들의 문화의 정수와 정점을 보여주기 위해 제대로 유니폼을 만든다.
대표적인 예시는 에어프랑스 Air France 일 것이다. 지안프랑코 페레가 2005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정점으로 보여주는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면, 에어프랑스는 프랑스의 자랑인 꾸뛰리에 Couturier[1] 이자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우는 크리스티앙 라크루아 Christian Lacroix 에게 맡겼는데, 예술의 나라의 국적기 유니폼 다운 디자인이라고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 기세를 몰아, 에어프랑스의 저가라인 항공의 유니폼을 디자인 했으며, TGV의 내부 디자인, 유니폼까지도 디자인을 하기도 했다.
에어프랑스 뿐만은 아니다. 브리티시 에어라인도 유명 디자이너 줄리앙 맥도날드에게 유니폼 디자인을 맡겼고, 파산 보호신청 까지도 낸 델타 에어라인도 유명 디자이너에게, 일본 항공도 지속된 적자로 힘든 상황에 자국의 디자이너에게 새롭고 아름다운 유니폼을 주문하였다.
그 이유는 유니폼이 갖고 있는 속성인, 자국 또는 회사와 그룹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문화와 양식의 정점을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유니폼 교체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 쇄신 및 강화와 대 고객서비스 및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운 기분을 갖게 하여 업무와 능률 향상과 직결되어 유니폼을 착용하는 사람의 사기 진작과도 연관을 가지기 때문이다.
[1] 꾸뛰리에 Couturier : 원래는 고급맞춤복 전문 디자이너를 일컫는다. 프레타포르테 Pret-a-Porter (英 Ready to Wear) 컬렉션의 디자이너들과 다른 점은, 특정 고객을 위한 맞춤복의 컬렉션인 오뜨꾸뛰르 Haute Couture에서 기술적 패턴 (건물에 비교하면 건축구조)을 뽐내고, 극한의 예술성을 보여 주어야 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에어프랑스Air France, 크리스티앙 라크루아Christian Lacroix. 2005
에어프랑스Air France, 크리스티앙 라크루아Christian Lacroix. 2005
시티젯Cityjet, 크리스티앙 라크루아.
그래서 유니폼은 사람들의 문화와 직결 되어있다. 비단 항공사 유니폼 뿐만은 아니다. 맥도날드도 일신을 했다. 남녀노소 빈부격차 관계없이 음식을 구입하는 공간인 패스트 푸드에서도 이런 일련의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유니폼은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위기와 자긍심을 일신 하게 만들고, 능률이 오르는 역할을 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복장에 대한 서비스를 기대하게 만들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기를 기대하여,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 서로 개선될 수 있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에게 좋은 그림을 보고 좋은 예술활동을 많이 누려야 좀 더 나은 작품이 나오듯, 식물에게도 좋은 클래식음악을 들려주면 더 잘 자라듯, 유니폼은 오늘도 우리사회의 어딘가에서 묵묵하게 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한국 사회의 유니폼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항공사의 유니폼은 유명 디자이너에 의해 제작된 형태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의 유니폼은 그저 대충, 색상에 맞춰서, 실용적으로만 기획이 되어, 유니폼이 가진 정성적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판단 된다.
수년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우리나라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유니폼에 대한 관점에 대해 다시 한번 답답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 자리에 있는 심사위원 조차도 사실 모 패스트 푸드의 한국 유니폼을 맡은 적이 있으나 놀이동산 스텝들의 그것보다 못한 유니폼을 만들어 냈었고,그런 사람이, TV쇼에 참가한 디자이너들이 커피 브랜드의 유니폼을 디자인 하는 기획을 지적하고 있고, 실제로 참가자들의 결과물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유니폼의 관점은 항상 비슷하다. 오방색, 한국적인 요소, 한복의 색상, 한복의 요소, 색동, 한글. 그 프레임 안에서 움직이지 못하는데 해외의 커피문화를 접목한, 아이덴티티도 없어서 커피가 맛없는 브랜드의 유니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이해 못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가 아닌가.
유니폼을 벗어나, 우리는 주위의 사물들에 대한 관점도 벗어나야 한다. 한복과 한민족이라는 디자인 틀에 갇혀서는 오히려 우리 문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유니폼이 나오지 않을 것이며, 무 취향의 것들이 계속되어, 아이덴티티가 정립되지 않은 옷들과 브랜드들은 이해 할 수 없는, 혹은 유니폼이라고 인식도 못하는 유니폼처럼 발전하지 못하지 않을까.
각 브랜드, 각각의 그룹을 규정할 수 있는 유니폼이 나오지 않는 다면, 그것은 그 브랜드와 그룹군 집단의 문화가 정립되지 않는 것과 같으니까 말이다. 오늘, 당신이 어딜 가든, 우리의 유니폼과 당신이 착용한 옷을 돌아보라.
유니폼에 대한 몇가지 시각: 시대의 지향성, 문화를 담는 정수
글_김다슬
A Few Perspectives on Uniform:
An Indicator of the Ages, the Essence of Culture /
written by_Kim Dha Seul
DEAR MAGAZINE 3호 "Local-specific Fashion" 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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