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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품 시장과 소셜미디어 전망

posted Apr 07, 2011
기본적으로 명품과 소셜미디어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명품 브랜드가 갖는 두 가지 특징에 기인합니다. 


명품 브랜드의 두 가지 특징과 소셜미디어


명품 브랜드는 배타성(exclusive)과 신비함(mistique)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집니다. 명품은 모두가 소유하는 순간 그 가치를 잃게 됩니다. 심지어 일부 브랜드는 모두가 그것을 알아보는 것조차 거부합니다. 피에르 부르뒤에는 아뷔투스(habitus)라는 개념을 통해 '계급 사회가 해체되며 상류층은 자신의 지위를 경제적 자본이 아닌 문화적 자본의 형태로 드러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처럼 명품은 상류층간의 은밀한 식별자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애초에 접근 장벽이 형성되는 배타성을 띄게 됩니다. 신비함 역시 이 배타성에 근거하죠. 모두가 명품에 대해 알고, 알아볼 수 있다면 명품만의 아우라는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러한 특징은 소셜미디어와의 마찰을 야기합니다. mashable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명품 브랜드는 배타성을 함축하고 있다. 대화의 대상을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명품 브랜드가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
미학(aesthetics)을 유지하며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

  

관계를 원하는 명품 소비자들


그러나 명품 소비자들은 오히려 기업과 관계맺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공간을 원하는 것이죠. Luxury lovers의 조사에 따르면 '명품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관계맺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고, 이를 위해 온라인 - 오프라인 경험을 잘 융합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많은 명품 기업들은 매우 성공적인 소셜 웹 활용을 보여줍니다. Luxury Lab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진출한 명품 기업 비율은 2009년 79%에서 2010년 90%로 증가했으며, 페이스북을 통한 명품 기업 웹페이지 유입 비중 역시 2009년 3.4%에서 2010년 7.1%로 증가했습니다. 또 명품 기업의 2010년 트위터 팔로워 증가비율은 전년 대비 1500%에 달했습니다. 전체적인 웹 활용도를 측정하는 Digital IQ 역시 84에서 105로 크게 높아졌죠.


이들은 패션 쇼를 페이스북, 유투브 등을 통해 생중계하고, 트위트를 통해 자사의 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넘어 다양한 온라인 프로모션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소비자와의 관계를 형성해 나아가고 있습니다.세한 사례들은 다른 글을 통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중국 소셜미디어 시장 진출


작년 말부터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에서도 소셜미디어 활용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의 명품시장인데다가, CLSA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44%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의 명품 시장으로 올라선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소셜미디어 활용이 늦었던 이유는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텀블러 등 주요 글로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죠. 오죽하면 만리장성 (Great wall) 을 패러디해서 만리방화벽 (Great firewall) 이라 부를 정도죠.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는 이들의 카피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따라한 人人网과 트위터를 따라한 微博가 그 대표적 케이스이죠. 그리고 이미 많은 명품 브랜드가 이들 서비스를 활용할 뿐 아니라 샤넬의 경우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별도의 웹페이지 culture chanel을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도 명품 브랜드가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펼칠까?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에서는 아직 명품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소셜미디어 활용을 보기 힘듭니다. 비록 한국이 중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세계 명품 시장의 4%를 차지할 정도의 큰 규모에다가 명품에 대한 구매 의향이 강하고, 연령대도 젊은 편이라 성장률 역시 높은 편인데 말이죠.




적어도 당분간은 한국에서 명품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활용을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명품의 이미지는 해외에 비해 좀 더 공고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지속적으로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괜히 브랜드이미지에 해가 갈 수 있는 도전은 피하지 않을까 합니다. 심지어 해외에는 흔한 자사 쇼핑몰조차도 꺼리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웹 프로모션도 자제하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웹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예로 LVMH의 NOWNESS는 가장 성공적인 웹페이지 활용으로 손꼽힙니다. 나우니스에서는 패션, 예술, 문화를 다룹니다. 이 곳에 실린 글, 사진, 동영상은 모두 매우 높은 퀄리티를 자랑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 소재를 잘 선정하고 감각적으로 구성하여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강화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조합되어 미학적 스토리텔링을 이루고 브랜드 이미지를 더 고급스럽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이 정도 퀄리티를 한국 시장에서 자체 제작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예로 미국의 클럽 모나코 컬처 클럽은 한국에서 자료를 공급받아 2개국어로 포스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클럽모나코는 명품이 아니고 나우니스는 컬처클럽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프로젝트이지만 어쨌든(...) 이렇게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니면 에르메스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원하는 것처럼, 다양한 문화사업을 지원하고 이를 웹에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고요. 비교적 문화적인 지원이 약한 한국이기에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입니다. 

한국 시장 특성상 워낙 소비자들이 명품을 선호하기에 당분간 웹에 힘을 들이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용기 있는 명품 브랜드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특히 몇몇 명품 브랜드들이 점점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있기에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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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타왕자 2011.06.14 19:09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BOF에서 대부분 읽은 기사들이였지만, 우리 현실에 맞게 잘 정리하여, 한번 더 쉽게 이해하고 갑니다. 더 좋은 정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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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주컴 2011.06.16 14:22
    아니, 언제나 좋은 정보를 주는 환타왕자님이 이 미천한 곳에 방문하시다니...!

  1. 소셜 웹을 통한 구매 과정의 변화

  2. 한국 명품 시장과 소셜미디어 전망

  3. 유니클로의 참여형 마케팅 유니클룩 (UNIQ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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