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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SNS 운영에서 지켜야 할 5가지 원칙

posted Jun 17, 2011
지난 글 SNS, 득인가, 독인가? 에서 SNS가 득인지, 독인지에 대해 몇 가지 위험 사례를 들며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말씀드린대로 SNS 운영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엮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1. 마지막까지 당신을 지지해 줄 사람들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도록 하라.


SNS는 기본적으로 니치 마켓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강력하게 타게팅된 시장(targeted market)이기도 하죠. 이 곳에서는 잠재고객에게 정보를 주는 것 이상으로 브랜드를 지지해 줄 수 있는 고객들에게 정보와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절대적일 것입니다. 

얼마 전 은퇴한 샤킬 오닐은 개인 브랜딩의 천재라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MDE (most dominant ever)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자신감에 가득찼던 그는 막나가는 발언을 하고, 주먹다짐을 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가져다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한 존중은 그의 마지막 은퇴 발언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은퇴 소식을 트위터로 가장 먼저 전하며 자신의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감사함을 표시한 것이죠. 짧은 말이지만 팬들에게 그 여운은 절대 짧지 않을 것입니다.



We did it. 19years baby! Wanna thank you very much. That’s why I’m telling you first. I'm about to retire. Love ya’ll! Talk to you soon. 
우리는 19년을 함께 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가장 먼저 전합니다. 저는 은퇴합니다. 사랑합니다. 다음에 또 봐요.

이는 개인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역시 이러한 원칙은 매우 중요합니다. 앤 테일러는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사람들이 앤 테일러의 페이스북에 모델이 다 너무 마른 몸이라 정말 일반인의 몸에 맞는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사실 어느 브랜드의 화보에도 나올 수 있는 평범한 투정이죠.

우리는 이런 분을 화성인이라 부릅니다. 이미지 출처는 허핑턴포스트



그런데 앤 테일러는 놀라운 대응을 합니다. 자사 직원들이 직접 앤 테일러의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린 것이죠. 그들은 모델처럼 매력적인 몸매를 가진 이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앤 테일러는 다양한 사이즈의 옷을 그 옷에 딱 맞는 직원들이 입은 사진을 공개함으로 작은 투정에 최고의 감동을 가져다줍니다. 여기에 팬은 물론 잠재고객와 언론까지도 앤 테일러에 호의를 표했습니다.

우리의 누이같고 어머니같지 않습니까? 아, 우리는 한국인이었죠;;;



가장 소중히해야 할 대상에게 집중하는 것은 언제나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그것이 공명할 수 있는 지점(resonance point)에 이르렀을 때 PR 효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2.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유지하라. 가능한 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하라.


최근 들어 병신력, 병림픽, 병맛 등 '병신류'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만화를 그려서 성공한 이들도 있는데 그 중 최고를 뽑으라면 역시 이말년 씨일 것입니다. 



이말년 씨의 병신력은 트위터에서도 여전합니다. 오히려 만화에서 할 수 없었던 엄청난 병신력을 트위터에서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병신력으로 그가 트위터를 재개할 당시 1천 명도 안 되었던 팔로워가, 트위터를 재개한 4월 19일부터 두 달이 지나지 않은 현재 무려 2만 명에 육박하고 엄청나게 많은 멘션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가 만약 평범한 일상을 트윗했다면 이런 반응이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기업 트위터에서도 이런 캐릭터 구축이 가능합니다. DKNY의 트위터는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기즈모도의 장난스러운 제목을 패러디한다면 DKNY Is "Amazing, Awesome, Beautiful, Great, Incredible, Really Nice and Unbelievable" 라 극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기업 트위터들은 포지션이 엇비슷합니다. 항상 예의바르고 밝은 이미지에요. 물론 기업 계정이 '무례하고 어두운' 이미지로 갈 수는 없겠죠. 하지만 동시에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을 모든 기업 브랜드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DKNY를 극찬하는 이유가 이런 불문율을 완전히 깨 버렸습니다. DKNY의 트위터 계정은 너무나 가볍고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 트위터는 하루 20건 내외의 트윗을 작성하지만 매일 50건 내외의 트윗이 쏟아집니다.
DKNY의 트위터는 전혀 진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발칙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 담배를 하루 끊었다는 한 남자에게 "브라보!"라고 멘션을 보낸다거나...
- 바지를 벗은 자기 모습이 너무 섹시해서 놀랐다고 한다거나...
- '일하면서 한 가장 미친 짓이 뭔가요?'란 질문을 날린다거나...
- '도나카란이 캐비어라면 DKNY는 도시락이에요' 이런 자기 비하 농담까지!

이런 트윗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당연하죠. 대부분의 기업 트위터들은 not cool 이거든요. '쿨'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일상적인 것은 절대 쿨하다고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다소 반역적이고 기존의 틀을 뒤집는 무언가가 쿨하다고 인정받죠. DKNY는 이를 '완벽하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패션계 정보도 계속해서 전달합니다. 단순히 발칙하고 통통 튀는 매력에 머무르지 않고, 패션에 밝은 여성 잇걸이라는 캐릭터를 형성한 것이죠.



나아가 대화의 판을 엮었습니다. 굳이 DKNY가 나서지 않아도 고객들끼리 대화할 수 있도록 판을 짠 것이죠. DKNY는 뉴욕패션위크를 생중계하는 웹페이지를 열고, 그 곳에서 트위터 사용자들끼리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DKNY 계정은 이 대화를 이끌어나가고 답변하면서 팬들의 충성도를 최고로 끌어올렸습니다. 

국내에서는 클럽모나코가 어느 정도 눈에 띕니다. 이 곳은 타 기업 계정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먼저 말을 걸고, 위트와 장난끼가 다분하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DKNY의 전략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여기에 문화 소식과 센스 있는 사진과 정보를 통해 특유의 문화적 색채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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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제는 언제나 일어난다. 고객을 주시하고 성의 있게 대응하라.


사람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여신 김태희도 키는 작습니다(...) 하물며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리가 없죠. 문제는 다음 스탭입니다. 기업들은 사과에 익숙하지 않고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매스미디어의 비중이 절대적이던 시대에는 어떻게 넘어갈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사회에서 이러한 생각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KFC는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새로 나온 메뉴인 켄터키 그릴 치킨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인터넷 무료 쿠폰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쿠폰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 대한 조치나 매장과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설픈 행사가 되고 말았다. 결국 홍보 행사는 실패로 돌아갔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이에 KFC의 사장인 로저 이튼(Roser Eaton)은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사과를 했다. 이때 이튼 사장은 신메뉴의 인기가 너무 많았다는 식으로 자신의 사과를 살짝 비틀어 표현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통하지 않았다. (김호·정재승 공저, 쿨하게 사과하라 중)

KFC 외에 이러한 사례는 많습니다. 이럴 때 사과의 미덕이 필요한 것이죠.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헐리우드의 유명인 케빈 스미스는 너무 뚱뚱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했습니다. (too fat to fly -_- 라는 표현이 참;;;) 그러자 열받은 케빈 스미스는 트위터에 불만을 표출했고,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바로 사과와 함께 상환권을 지급했습니다. 뭐, 문제야 일어나기 나름이지만 적어도 대응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셈이죠. 갑자기 신라호텔 한복 사건이 떠오르는(...)

다른 회사 비행기 탔다는 능욕샷(...) 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패션 업계에서는 자포스를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자포스는 워낙 규모가 큰 소매 업체이기 때문에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불만에 대한 대응입니다. 

자포스와 너무 오래 끈 것 같다. 많은 그들의 고객 서비스를 들은 후 내 기대가  더 높아져서 그런가. (불만 표출)

자포스 트위터의 기업 계정이 나의 트윗을 보고 이메일로 사과와 쿠폰을 보냈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렇게 하고 있겠는가? (감사 표출로 변화)

자포스는 불만을 표시한 고객에게 사과 이메일을 쿠폰과 함께 전달하며 불만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냅니다. 모두가 '사과는 진실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람 속내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때문에 중요한 것은 '속도'와 '혜택'이 됩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응하며, 동시에 무언가 마음을 풀 수 있는 '무언가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것이 꼭 물질적인 것일 이유는 없습니다. 영상이 좀 촌스럽기는 하지만 매일유업 최동욱 대표이사의 영상 사과 역시 '성의'를 분명히 전달한 멋진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4. 언론에 보도될만한 이벤트를 만들어라.


매스미디어는 죽고 소셜미디어의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매스미디어로의 주목도가 낮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소셜미디어가 매스미디어를 잠식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SNS에는 어떤 이야기가 가장 많나요? 유저스토리랩의 트윗믹스를 들어가보면 인기 트윗 중 TV 프로그램 관련 트윗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TV를 보면서 트위터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매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기보다는 보완하는 관계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또한 트위터가 이슈라고 하지만 트위터를 이슈로 만든 것은 매스미디어의 힘이 큽니다. 유명인들의 트윗은 트위터 자체를 통해서보다, 언론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소셜미디어의 매스미디어화, 매스미디어의 소셜미디어화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이런 이유들로 인해 여전히 매스미디어는 중요하고, 그들에게 보도가치를 가지는, 즉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사건이라는 의미에서의 event)는 매우 중요합니다.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개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마크 제이콥스는 너무나 멋지게 이러한 이벤트를 만들어냈습니다. 동성애자로도 유명한 그는 게이 블로거 Bryanboy의 이름을 딴 BB백을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올리고, 덤으로 자신의 남자 친구 제이슨 프레스톤의 보이스 메일까지 겹치며 패션계에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경우 바이럴을 의도적으로 유포하기 위해 온갖 경품 이벤트를 일으키지만, 단순한 메시지 전달만으로 주목을 이끌어낸 것이죠. 제 표현으로는 '컨텐츠가 바이럴이 될 수 있도록 하는 (contents is viral)' 원칙을 충실히 한 것입니다. 그 때야 '교감'이 있는 '스토리'가 생성되니까요.

사랑해, Bryan Boy!!! 니가 여기에 있었으면... (이거 내가 쓴 거야!!!)



국내에서는 빈폴의 슈퍼스타K 스타일링이 언론의 지원을 받을만한 이벤트로 볼 수 있습니다. 슈퍼스타K 시즌 3 지역예선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스타일링 지원을 해 주는 이벤트죠. 이는 매스미디어와의 연동 효과까지 누리며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물론 이건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 위와는 좀 다르게 볼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언론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한 이벤트입니다.

여기에 투표까지 연관하여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도록 기획되었습니다



5. 말로 존중하지 말고 행동으로 존중하라.


고객 존중은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스티븐 브라운같은 저자도 있지만 사실 최소한의 고객 존중 없이 장사하다가는 '욕쟁이 할머니'가 아니라 '욕먹는 할머니'가 되기 쉽상입니다. 문제는 고객 존중이 워낙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다보니, 이제는 왠만한 고객 존중은 아무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3번에서도 언급했듯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넘어 정말 그들을 존중함을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의 CEO 로버트 더피는 이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더 큰 사이즈가 없다는 고객들의 불만에 바로 더 큰 사이즈를 내놓겠다는 답을 트위터로 내놓은 것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손이 가는 일이지만 고객에게는 큰 액션입니다. 고객들은 이 한 마디로 마크 제이콥스 사가 얼마나 고객을 존중하고 있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알았어. 더 큰 옷 내놓을게. 난 니 편이야. 뉴욕 가자마자 바로 액션에 들어갈게. 
1년쯤 걸릴텐데 좀 기다려 달랑께.


Forever21은 아예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의견을 트위터 등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어느 정도 모험적으로 보이지만 . 한섬의 티갤러리같은 경우에도 (티갤러리에 관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 이런 아이디어를 넣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미 공모전은 기획단계라고 하네요. 정말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커스터멜로우가 어느 정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스터멜로우의 페이스북은 자사의 잇보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기회가 날 때마다 관계를 맺고 있는 팬들에게 작은 선물들을 줍니다. (무작정 뿌리며 팬을 늘리는 이벤트가 아님이 중요합니다!) 또 팬들로 하여금 자사 담벼락에 글을 남기게 하며 소통하는 모습도 좋아 보입니다. 물론 해외처럼 큰 건 아니지만 국내 사정상 이 정도의 노력과 성과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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